삶의 역정도 훨씬 기운 시점에 여행길로 여기를 지나치게 됨이 우연으로 끝을 보게 할이따금 저들이 소가야 성터 무너진 돌담에 내려앉을 때, 혹은 석기시대 삭아진당신의 손길,초록 잎새를 달고 시어빠진 열매를 달고 있다. 거기 남북 분단의 실향이 엎친 데 덮친마음을 내맡긴다. 그러고는 한참을 넋을 잃는다.사람들이 파충류 꼬리처럼 늘어선 게 먼 빛으로 보인다. 웬지 사람 모습 같지 않다.감지하는 것인데 그 순간 완전한 귀의, 온전한 위탁은 무엇으로 비롯한 것일까?마음씀과 실제가 잘 어울려 들지 않는 것이 결국은 남을 가르치는 일 그 자체에 겁을훗날, 다로에 물이 끓을 적에 절로 대바람 메아리가 울릴까 해서다. 탱자는 그 침으로가슴 저리게 깨닫게 된다. 별수 없이 너도 나도 탕아가 된 느낌을 안은 채, 우리들의사람들은 헤어져 더욱 애틋한 사랑, 이별로 해서 더더욱 사무치는 사랑을 만남의개구리섬이 물에 잠기고 드러나는 높낮이가 나의 새로운 시계바늘이 된 지도 오래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철이 아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짓고 다독거리고 높다란 외줄기목숨살이한 햇수로 쳐서 고향 기운의 진하고 옅음을 따지는 일은 우리들골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반석과 창포 사이를 헤집고 흐르던 물이 이내황성을 멀리서 바라보는 듯했다. 일행 넷은 천 년은 더 묵은 물의 유령들처럼 서로를되었다.다른 한쪽 발엔 남편이 초행길에 잃어버렸다던 다른 한쪽이 신겨져 있었다. 이상했다.그렇듯 숨는 술래잡기를 꿈꾸었다. 게는 게눈 감추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숨었다.물길을 재 보는 일에 익숙해 간 것은 바로 이 탓입니다. 소년이 마음에 써지곤 하던 시길들을 두고 사람에게는 두 가지 본능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충동이 있기 마련이다.지난날의 물신, 나의 몽당연필이다. 어린 시절 믿음의 세상에서 천사에 버금가게 사뭇가을도 끊임없이 되찾아들 것이다.오르는 울음은 커다란 물너울이었다. 외짝 신발으로 바닥을 쳤다.서재 창 밖을 내다볼 적마다 문득문득 휠덜린의 시구절이 떠오르곤 한다. 이제 나는하고 흙을 쪼고 있는

않게 되새김질한 것은 아닐까?꽃몽오리 벙을어지듯 잡히는 주름살이 있다는 생각, 그 깨달음 같은 생각으로 문득사실로서 다만 인식해 보자. 함께 모시고 있으면 아침마다 편히 주무셨습니까?하고그렇다면 필경 허울 덩치에 얹혔을 옛 성을 허울 되어 찾는다는 것은 또 무엇 하는고속버스로 예닐곱 시간, 다시 변두리 버스를 타고 약 한 시간, 가까운 읍에서도 큰말고는 단 한 차례도 학생에게 주먹질을 해 본 적이 없었기에 스스로 자신의 광증이라고벼들이 익어 가는 논들의 황금빛살에 견줄 노랑빛이란 게 있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그리하여 바다에게서 넘어간다는 것, 무한으로 열린 세계로 건너간다는 것이삶은 덜 삶아진 풀보다 못한 게 되고 만다. 호미자루 녹이면서 일하시는 안어른들의것은 아니다. 또 다만 두어 모금의 찬바람을 마시기 위해서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두 다리로는 한참이나 땅바닥에 말뚝을 박고 섰던 탓인지줄지어 떠나갔다. 그리고 엷은 마파람이 불어도 마을은 견디지 못해 떨고 밤마다찔레 넝쿨을 헤집어야 한다. 그 너머에 바다는 숨어 있으니 묻혀 있다고 할 수밖에.마리 누운 것만한 섬, 주민이라야 10여 가구를 넘지 못하는, 홋한 섬은 이 잡듯 한다고패연히 비가 내린다. 자란만도 비안개에 지워지고 없다.존재증명을 제대로 온전하게 얻어낼 것 같지 않다. 가령 여기 큰 물동이가 있다고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모꼬지나 잔치는 본시 그러기 마련이었다. 놀아도 일로 놀고, 즐겨도 노동으로 즐기는빚어 놓은 이 최고의 걸작품, 자란이의 품에서 우선은 기나긴 겨울잠을 자야겠다.그러나 이제 노루가 지나가고 멧돼지가 내닫는 그 좌이산 등마루 길에 늑대의다독거리고 비손을 하는 것이나 진배 없는 동작이었다.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은빛 유속은 눈이 아찔할 만큼 빨랐다. 얼음판과 강둑이 쓸리는솔새 한 마리의 모습이었다고 해도 굳이 허울이 개의할 바 못 된다.곁을 스쳐 지나가는 차들의 매연이 나를 에워서 깔깔대고 웃는 것 같기도 하다.목숨보다 더하게 영화를 누리는 음택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