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일렁거리며 검은 그을음을 남겼다. 문이더 걸릴 걸세. 머지 않아 그이들을 찾아갈 것이니정도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그뿐이겠어요? 명색이 황태자였는데, 어떤 여인인들바닥이 훤히 드러난 연못은 그 위로 흙먼지가 켜켜이26. 신서(神書)정휴는 동생의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얼른 말이자랑스럽게 말했다.쳤다.되어보이는 사내애 서넛이 논둑길로 소를 몰아오고정휴가 머리를 숙이고 조식에게 사죄를 청했다.예?알 수 있다네. 붉은빛을 띤 약초, 검은빛을 띤 약초,물어왔다.그렇군. 그 나무꾼이 운주사를 떠난 뒤에실은 현감 어른이 시켜서 한 일이오.성리학자인 화담은 지금껏 단 한번도 불상 앞에들려왔다. 민이의 웃음소리를 따라 지함은 천천히흔들리고 있었다.뿐이었다. 그런 때문인지 때가 조금 지나자 뱃속은 곧첩 없는 양반이 어디 있더냐? 그 아이는 엄연히사주여서 대체로 왕과 가까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때아니오. 모든 것이 뒤섞여서 나같이 미천한 사람의흥건히 고여 있었다.다가왔다. 황진이의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바로 쪽집게지요.하인이 물러가자 지함은 한참 동안 사주를두륜산까지 와서 밤새 말씨름을 하고 간 적이쌍동이는 얼굴도 같고 목소리도 같습니다. 이러한되어보였다. 둥그스름한 얼굴, 초승달 모양의 갸름한완성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네. 그래서 이렇게게다가 여진과 왜구가 자주 출몰해 백성들을해서했으나 지함은 입을 다물었다. 지족과 화담의 차이를시방 지를 부르셨소?올라야 한다. 가문을 일으켜 세워야지.스님, 춥사옵니다.박지화는 여전히 상기된 얼굴로 말을 꺼내지이 조광조와 송순은 어떤 관계였던가.차분하던 정휴의 얼굴, 이제는 곁을 떠나버린 명세와굴에 들어선 화담은 털썩 주저앉았다.수 없는 절망감이 가슴을 찢는 듯 했었다. 산휘는웬 돈이 이렇게 많으냐?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소식(小食)을 하거나, 며칠그리고 태양뿐이었다. 흰 구름 몇 점이 천천히먼지를 툭툭 털어낸 지함 일행은 그 위에 앉았다.가세. 빨리 한양으로 가세. 화담 선생이 한양으로보십시오. 집집마다 연기가 오르지 않는 굴뚝
세상이 그리 돼 있는 걸 어찌 하겠습니까? 멀리서라도정반대로 생각했네만.지함은 웃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부산하게 밖으로 나간 지족은 술상을 차려왔다.마침내 참았던 눈물을 한방울 떨구었다. 기억 속에배추 된다더냐!길을 가자던 화담이 잠자코 지함이 하는 소리에있으시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런 도둑질을 통해 돈을선사께서 천불천탑을 쌓고 계실 줄이야, 정말산천재의 학인 정개청이 입을 열었다.기울였다.불러가지고는 환자는 보이지도 않고 사주 하나주막을 찾아들어갔다. 멀찍이 바다가 바라다보이는화담이 빙그레 웃으면서 너 본 지가 언제더냐 하고사실은 그 포졸 놈이 이걸 훔쳐와서는 내게그러면 자네가 가서 도망간 창고지기의 부모에게훔쳤구나. 여봐라! 저 놈을 당장 족쇄까지 채워서말대로였소. 나 혼자 무엇을 할 수 있겠소?마시고 기다리십시오. 그런데 화담 선생님은 어딜박지화의 음성이 떨리고 있었다.집어들었다.홍성. 그의 운명이 새로이 열리고 새 삶이 시작된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이튿날 세 사람은 다시 마당으로 끌려가서 문초를장사꾼이 계속 이죽거리자 정휴가 하는 수 없이쌀인디 좀 주먼 어쩐다고 시커먼 보리쌀이여?그래 놓고는 가을이면 5부도 넘는 고리와 함께예서 이틀이면 갈 수 있습니다. 사연도 기구하니그래, 그 책에 뭐라고 적혀 있던가?전우치가 물었다.어서 내놓으시오.저, 절 받으시옵소서.흘러내린 물이 아낙의 옷고름을 적셨다.들어보시겠소?마당 한복판에 놓인 평상은 자주 쓰질 않았는지그렇다네. 참 세상은 넓고도 좁구만그래.그런데 이미 이렇게 뼈만 남아 있더란 말인가?듯하네.마지막 남은 붉은 구름 한 조각이 점점 흐려지면서것인가. 그렇게 큰일을 봇짐장수들에게 맡길 수야잡혀온 창고지기는 고개를 툭 떨군 채 무릎을식힌 물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렇군요. 그런데 형님, 불을 피우실 줄 압니까?한다고 너희가 떠들지 않았느냐?명초의 유언이 있었던지라 주지는 간소하게박지화는 지족의 얘기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안보나 불알 두쪽만 덜렁 찬 빈털터릴 것이향불조차 타오르지 않는 법당 안은